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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_ 사당 대항병원 치질수술 꼼꼼리뷰 2편 (ft. 한달후기)

아엠로리 2021. 8. 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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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_ 사당 대항병원 치질수술 꼼꼼리뷰 1편 (ft. 1인실)

남편이 몇년간 미루고 미루던 치질수술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못하고 있었는데 자가치료 하겠다고 써본 치질시트 때문에 과다출혈로 수혈까지 받는 대참사를 겪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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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남편의 치질 수술 후기를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후기는 좀 더 생생한 경험 전달을 위해 남편에게 작성해 달라고 했답니다:D
꼼꼼히 써 달라고 부탁했어요. 수술을 앞두셨거나 막 마치신분들 많이 불안하실 텐데요. 저희남편도 수술하고 정말 많이 좋아졌으니 후기 보시고 도움 많이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반부-
어느새 수술3일차 퇴원당일이 되었습니다.
첫째 둘째날은 깊숙히 쑤셔박혀 있는 거즈뭉치때문에 잘몰랐는데 항문주위에 콩알만한 부종같은것이 하나 떡하니 생겨있었습니다. 수많은 검색을 해보니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거나, 붓기가 가라앉더라도 꼬리(피부췌피)가 남아서 추후에 국소마취하에 제거를 한다거나 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내치핵3도 수술을 받았지만 큰 치핵덩어리를 4개나 제거하였고,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8년간 함께하며 밀어넣고 달래주며, 서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었기에 평균보다는 큰 수술 그리고 그녀석들과 큰 이별을 했다는걸 알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항문에 난도질을 당한지 몇일되지 않아 저런 콩알만한것이라도 다시 절제할일이 있으면 어떡하나 근심걱정이 되었지만, 오전에 회진들어오신 선생님께선 항문주위에는 미세한 혈관이 많고 한두달이면 다 가라앉는다는 자신감 있는 (약간은 대충느낌의) 말투로 말씀해주시며 제 무릎을 톡톡 두들겨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잘 안믿는편이었고, 과연그럴까하는 의구심을 자꾸 표현하니 와이프는 의사도 못 믿는데 세상에 누굴 믿겠냐며 타박을 해서 일부 수긍하는 듯한 태도를 와이프에게 잠시 보여주었습니다.

여튼 아침밥을 먹고 퇴원할 시간이 다가와서 대망의 첫변을 관장을 해서라도 보고 갈까 고민이 됬지만, 선생님이 변은 늦게보는게 더 좋다는 말씀(상처에 똥을 치대면 좋겠냐는 단골멘트를 잘하심)을 하셨어서 미루고 퇴원을 했습니다.

집으로 와이프가 운전을하고 뒷자리에 누워서 오는길에 그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서 거의 실신하다시피 잠들어서 왔고, 와이프가 방지턱을 빠르게 통과하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습니다. 참고로 수술뒤 열흘정도는 항문의 수축현상이 제멋대로(특히 잠자기전 근육이완될때) 이뤄나서 소리를 지르는 일이 많습니다. 고통으로 약간의 짜증을 냈더니, 와이프는 입을 앙 다물며 화가날려는 모습이 느껴져서 황급히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회복까지 훗날을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지만 아직 팔에는 무통주사가 달려있고 샤워나 좌욕을 한번하려고해도 정비할것이 많아서 불편한점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고 수술 4일차에 대망의 첫 변 신호가 와서 화장실로 갔습니다. 난도질 상태의 항문에 힘을 주기는 커녕, 좌변기에 앉는 자체도 무서웠기때문에 좌욕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첫 변을 보았습니다. 외치핵보다는 내치핵 비중이 커서인지 생각보다 큰 고통은 없었지만, 항문이 막혀 겨우겨우 비집고 조금 나오는 수준이었고, 배변뒤에는 따가움에 좌욕을 해주었습니다. 피는 조금씩 계속나왔지만 잘라낸게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쯤이야 하는 생각에 큰 신경을 안썼습니다.

수술 1주차에는 항문조절을 본인이 할수가 없습니다. 신호가 와서 화장실로 달려가면 거의 지리듯이 배변이 나오는 수준이라 늘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5일차에도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달려갔는데 앉기도전에 핏덩어리들과 설사같은 수준으로 바닥에 대량 지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많이 놀랬습니다.
병원에서 말하는 수술10일 전후에 생길수 있는 지연성출혈이라는것이 있는데, 수술결찰부위가 탈락되서 과다출혈이 될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일주일도 안된상태라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날밤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도 피가 제법나와서 아침 일찍 병원으로가서 지열제 알약을 처방받았고, 그 뒤로는 차츰 출혈이 줄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현재 생각해보면 그때의 출혈은 지연성출혈이 맞았을것으로 생각되고, 그 정도로 지혈이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혈이 안되면 다시 척추마취하에 수술대에서 항문혈관을 소작기로 지혈해야하는 사태까지 생길수 있습니다. 그렇게 출혈이 조금씩 줄어들고 항문수축도 조금씩 줄어드는 1주차를 흘러보냈습니다.

 


-후반기-
2주차로 접어들면서 회복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술후 열흘쯤지나면서는 수축현상도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화장실에 갈때는 아직 좌욕기에 변을 보긴했지만 처음에 잘안나오고 가느다란변이었다면 조금씩 굵기가 굵어지며 피는 거의 안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수술후 11일쯤 되었을때 첫 진료를 보았는데 콩알만한 부종은 많이 가라앉았다고했고 별 이상 없다는 듯 불편하면 진료오라 안내를 받고 끝이었습니다.

다른 후기들을 보면 내원도 많이하고 약 처방도 많이 받는거 같았는데, 여긴 수술에 자신이 있어 그러한 듯한 느낌인지 추가적인 내원도 약 처방도 없었습니다. 아프냐고 물어보고 진통제1가지만 처방해주었을뿐입니다. 약간은 미심쩍었고 궁금한점도 많았지만 너무 바쁜 선생님을 더 붙잡을 수 없었고, 집에와서 부종을 확인해보니 그 날따라 눈에 띄게 많이 가라앉아있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2주가 지나니 거즈에 뭍는 분비물도 점차줄어들고 피는 아예나오지않았으며, 변 굵기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수술후 약3주가 될때까지는 그 지연성출혈이라는 것이 걱정되서 무조건 좌욕기에 따뜻한 물을 받고 변을 보았습니다. 압력을 최대한 줄여야 터지는 일도 없을거같아서 번거롭지만 그렇게하였고 3주가 지나면서 정상적으로 좌변기에 쌩으로 변을 보았습니다.

다행이 저는 수술후 몇달이상 충분히 시간이 있어서 정말 한달간은 엎드리고 누워서만 지냈습니다. 좀 경미한 상태에서 수술하신분들은 3~4주 지나면 완치했다는 분들도 보았는데 저는 크기가 커서 그런지 완벽히 완치는 아니지만, 거즈대는것만 졸업을 못했을 뿐 일상생활에는 점점 제약이 없어졌습니다.
원래 저는 애주가여서 딱 3주가 지났을때 맥주를 조금씩먹었고, 4주가 지났을때 첫 소주를 개시했습니다. 물론 약간의 공포가 남아있어서 예전만큼은 못마셨지만 특별히 지장은 없었습니다. 현재 35일쯤 된 시점인데 제 생각엔 한 열흘내외 더 지나면 거즈도 졸업을 하지않을까싶습니다. 현재는 아주 쪼금 묻어나오는정도이고 이게 수술후의 분비물인지 변이 조금 묻어나오는건지 헷갈리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니 상처가 완전히 회복이 안되면 좀 묻어나올수 있다는 안내가 있네요.
3주가 지날때까지는 앉을수 있어도 일부러 앉지않고 극도로 조심했고, 4주가 지나서는 그냥 편하게 앉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몇시간 앉아도 전혀 부담이 안가는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일상생활로의 100프로 복귀는 한달~한달반 정도 잡으면 될거같고, 항문신체상태의 완벽한 100프로 복귀는 두달정도 잡으면 될거같습니다.

저도 수술후 3주정도까지도, 완치에 가까워지는 다른 분들의 수술하기를 잘했다는 후기들을 보면서 그래도 전 다시는 안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지금도 생각은 같습니다. 다시는 하고싶지는 않은 수술이고, 다만 수술은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 수년간 튀어나오고 밀어넣던 녀석들이 아예 없는건 정말 개운한 느낌이고 편하긴합니다. 물론 아직도 변을 본후 좌욕을하고 씻어내느라 번거롭기는 해서 수술전이나 지금이나 화장실 가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거즈와 좌욕을 졸업하고나면 정말 편해지겠죠.

다들 항문관리 잘하셔서 수술까지가지 않기 바라고, 3기 넘어가시는분들은 조금이라도 덜 심할때 수술하는 것이 치유와 회복에도 속도가 빠를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이만 저의 찬란했던 치질수술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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